'합포환주(合浦還珠)'와 馬山
글쓴이 :  nathan Lastupdate : 2018-03-29 16:12, Regist : 2018-03-29, Hit : 282


‘합포환주(合浦還珠)’는 고사성어다. ‘진주구슬이 합포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중국 전국(全國)시대 동한(東漢)의 정치가인 맹상(孟嘗)에 얽혀진 이야기다. 맹상이 합포의 태수로 부임해 보니 민심이 떠나 있었다. 무엇보다 합포의 명산인 진주도 생산이 끊겨 가난해지는 바람에 길가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었다. 이 모두가 맹상에 앞서 있었던 탐관오리들 때문이다. 맹상은 이에 이전의 폐단을 혁파하고 선정을 베푸는 한편 백성들에게 이익이 갈 수 있게 진주 생산을 재정비한다. 그랬더니 채 일 년이 되지 않아 합포를 떠났던 진주가 돌아왔고, 물건과 돈이 유통되기 시작해 백성들이 잘 살게 되었다. 백성들은 선정을 베푼 맹상을 하늘이 보낸 사람이라고 불렀다. ‘후한서(後漢書) 맹상전’에 전해지는 얘기다. 따라서 합포환주라는 말은 물건이 원래 주인에게 되돌아오거나 떠나갔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여 지는데, 한편으로는 정치를 잘 베풀어 떠나갔던 민심이 다시 돌아오는 뜻으로도 원용된다.
합포환주라는 이 고사성어에서 우리에겐 아주 익숙한 단어가 있으니 이는 곧 ‘합포’일 것이다. 합포는 주지하다시피 마산의 옛 이름이다. 맹상전에 나오는 합포는 중국의 지명이다. 광시성(廣西省) 장족자치구 합포현이 그곳이다. 그러니 합포는 중국과 한국이 공유하는 지명인 것인데, 마산의 옛 이름인 합포는 그래서 그 유래가 중국의 합포인 것으로 보인다. 마산의 옛 지명인 합포는 신라 경덕 왕 때 골포현을 개명한 것이다.
이 때 합포현으로 개칭된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포구의 생김새나 생산되는 물산을 감안해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당시 백성들의 마음이 담겨진 개명으로 보여 진다. 말하자면 맹상전에서 전해지는 바, 청렴한 수령 맹상이 다스리는 고장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청렴하고 현명한 수령에 의해 선정이 베풀어지면서 민생이 안정된 곳이기를 바라는 바람이 담긴 지명일 거라는 얘기다. 신라 경덕왕 당시 합포의 또 다른 이름이 ‘환주’다. 이 둘을 합하면 곧 합포환주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마산은 태생적으로 ‘진주구슬이 합포로 되돌아오는’ 합포환주의 운명을 타고 난 것이다. 마산의 진산 두척(무학)산이 바다를 향하다 마지막 혈 자리를 숨기고 솟아오른 산도 이름 하여 환주산 아니던가.

이런 뜻의 합포환주를 지금 마산의 현실에 맞춰본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마산이라는 도시의 지명은 이제 한반도에 없다. 사라진지 10년이 다 돼 간다. 마산 사람들은 그 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설마 설마 했다. 그러다 어라, 어라 했다. 그러다 그냥 멀건이 지켜본 채 하루아침에 이름을 잃어 버렸다. 그 안타까움은 마산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의 마음에도 한결 같을 것이다. 그 안타까움을 합포환주 이 고사성어로 삭여보고자 한다. 언젠가 아름다운 진주구슬이 합포로 되돌아오듯, 마산이라는 이름도 다시 살아나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것이 합포환주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다.

합포환주는 중국의 유명한 시인의 글에도 많이 인용됐다. 당대의 저명한 시인인 王維도 송형계주(送邢桂州)라는 시에서 인용하고 있다. 왕유가 친구인 형제(邢濟)가 관리로 취임하러 임지로 떠나는 것을 송별하며 쓴 시다. 이 시에서 왕유는 친구더러 ‘합포환주 맹상처럼 애민정치 펼칠 것’을 당부한다.
铙吹喧京口,风波下洞庭。赭圻将赤岸,击汰复扬舲。
日落江湖白,潮来天地青。明珠归合浦,应逐使臣星。
(요취훤경구, 풍파하동정. 자기장적안, 격태부양령.
일락강호백, 조래천지청. 명주귀합포, 응축사신성)
(노랫소래 요란한 경구를 뒤로 하고, 물결을 헤치며 동정호로 들어가네.
자기를 지난 뒤에는 적안을 향해, 노를 젓고 더하여 돛까지 올리겠지.
해 진 뒤에 호수에 달빛이 흰데, 바닷물이 밀려와 하늘과 땅이 하나 되네.
합포환주 맹상처럼 애민정치 펼치고, 이합을 알아본 사자처럼 귀한 일꾼 되시게나)
(사진은 마산 환주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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