重遊合浦(다시 마산을 유람하며)
글쓴이 :  nathan Lastupdate : 2018-04-02 15:25, Regist : 2018-04-02, Hit : 273
重遊合浦

天機人事兩參差, 城郭依然似舊時
細竹更長新出筍, 殘花還有未開枝
江湖半夜孤舟夢, 幕府十年千首詩
此日南樓風景好, 元戎何處駐旌旗 (東文選 卷17)

다시 마산을 유람하며(李 詹)

천기와 인사가 서로 엇갈리지만, 성곽은 옛 모양 그대로구나
가는 대는 다시 새 순이 돋고, 늦게 피는 꽃 아직 안 핀 가지가 있구나
강호의 한 밤 외로운 배의 꿈이여, 십년 벼슬살이에 남은 것은 천 여수의 시 뿐일세
오늘 남쪽 누각의 풍경 이렇듯 좋은데, 절도사는 어디에서 깃발 꽂고 머무시는가


고려 말과 조선 초(麗末鮮初) 문신이었던 이 첨(李 詹, 1345-1405)은 충청도 당진 출신이지만, 마산과 인연이 깊었다. 그 인연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유배지가 합포(마산)이었기 때문이다. 이 첨은 조선 초 태조 3년 합포로 유배를 당한다. 1394년 동래 현령 김 가행 등이 밀양의 장님인 이 흥무에게 조선의 앞날과 왕 씨의 운명을 점친 사건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그 때 합포에서 자신의 처지를 합포의 봄 날 풍광에 견주어 적은 시가 바로 칠언율시인 ‘중유합포’다. 이 첨은 그 전인 고려 우왕 3년(1377년) 경상도 도순문사 배 극렴(裵 克廉, 1325-1392)의 부탁으로 ‘합포영성기’를 지었는데, 유배지인 합포성을 보며 그 당시를 회고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고려와 조선 두 왕조를 섬겨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앞부분 천기(天機)는 조선의 건국이요, 인사(人事)는 자신의 유배를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합포의 봄 날 풍경인 죽순과 늦은 꽃을 읊으면서는 아마도 늦게 조선 건국에 참여한 자신을 변명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전 날 합포에 있을 때 품었던 꿈과 고려 왕조에서의 자신의 나날들이 무의미해지고 있음을 한탄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연의 원융(元戎)은 元帥나 절도사를 의미하는데, 아마도 그와 인연을 맺고 지냈던 배 극렴을 지칭하고 있는 듯하다.

이 첨은 이 시 외에도 마산의 진산인 두척산(무학산)을 그린 한 편의 시도 전한다. 제목도 ‘두척산’이다. 이 시가 새겨진 옛 시비가 현재 마산박물관 앞에 있다.

蔚彼斗尺山(울피두척산), 黛色橫雲表(대색횡운표)
東南壓滄溟(동남압창명), 霧雨自昏曉(무우자혼효)
伊昔孤雲仙(이석고운선), 結搆遠林杪(결구원림초)
逍遙月影臺(소요월영대), 氣與秋天杳(기여추천묘)
往事逐東流(왕사축동류), 斯人心未了(사인심미료)
我來對蒼顏(아래대창안), 慰此心悄悄(위차심초초)
俯仰成古今(부앙성고금), 極目送飛鳥(극목송비조)
(우뚝한 저 두척산, 검푸른 빛이 구름 끝에 비꼈네
동남쪽으로 푸른 바다를 누르고, 안개구름 종일 어렸어라
옛적 고운 선생, 숲 끝에 집을 지어
월영대를 소요하노라니, 기(氣)는 가을하늘과 더불어 아득하여라.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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