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기수가 '28회급 29회'(?)
글쓴이 :  nathan Lastupdate : 2018-04-02 15:28, Regist : 2018-04-02, Hit : 350


학교졸업 기수를 따지는 선배들이 더러있다. 같이들 늙어가는 주제라지만, 그래도 따질 것은 따져야한다는 것이다. 딱 한 해 선배들이 잘 그런다. 그런 선배들과 근자에 몇 차례 자리를 같이했다. 내가 원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고,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 한번은 마산서 모처럼 올라 온 한 선배 때문이다. 또 다른 선배가 불렀다. 혼자서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서대문 약속 장소는 그 선배들 동기가 하는 주점이다. 같이들 마셨다. 그 와중에 핀잔(?)이 나왔다. "니는 우째 너거 동기들보다 우리 동기들하고 노냐?" 많이 듣던 핀잔아닌 핀잔이다. "우짜다가 그리 됐십니다. 와 씹씁니꺼?" 나는 대충 그렇게 반문한다. 그러면 이런 말이 나온다. "세상 참 좋다. 우리는 한 해 선배면 감히 얼굴도 바로 못 쳐다 봤는데..." 그런 말들이 오가면서 권커니 받거니 하면서 마셨다.
어제 또 그런 자리에 갔다. 또 마산 때문이다. 마산서 올라 온다면서 얼굴은 한번 봐야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알고 지내는 한 해 선배다. 마산에서 일읋 하고 있는데, 서울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올라온다는 것이고, 그래서 얼굴 한번 보자면 나더러 그 모임에 나오라는 것이다. 얼굴 한 번 본다? 본 적이 얼마 전이다. 핑계일 것이다. 술 같이 마시고 싶은 핑계다. 내가 좀 잘 마시니까, 나랑 마시면 술 맛이 좀 나는 모양이다. 어쨌든 나오라니 나갔다. 한 해 선배들이 한 열 명쯤 나와 있었다. 모르는 선배들도 있었다. 나를 보면서 좀 이상해하는 눈치다. 나를 부른 그 선배가 대충 소개를 하는데도 분위기가 그렇다. 술에 그런 분위기가 묻혔다. 권커니 받거니 하는데, 또 어떤 선배가 그런다. "니는 29회가 우째 우리 28회 자리에 자주 나오노?" 또 뭐라 대꾸해야 하나. "우짜다보이 그리 됐십니더." "씹씁니꺼"는뺐다. 그 말까지 했다가 술 벼락이 떨어질 것 같았다. 노래방까지 갔다. 마산서 올라 온 그 선배는 밤차로 내려간다고 했는데, 우찌됐는지 모르겠다.
우리 기수보다 5회 아래인 한 후배가 있다. 우리 동기들끼리 매주 토요일 가는 북한산 산행에 이 후배가 어떻게 한 번 나왔다. 처음 나온 그 날 뒤풀이에서 그 후배는 앞으로도 우리들 산행에 자주 나오겠다고 했다. 그러라고 했다. 그저 저러다 말겠지 했다. 그런데, 이 후배는 그 이후로 정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왔다. 내려와 목욕도 같이하고, 우리 단골술집에도 같이 갔다. 어떤 때는 이 후배가 그 술집에서 우리들보다 기세가 더 등등했다. 그 후배는 얼굴에 주름이 많았다. 그리고 하는 행동거지와 말도 좀 느릿했다. 나이에 비해 좀 노숙하게 보였다는 얘기다. 한 두어 달을 계속 그 후배가 나오자, 어느 뒤풀이 자리에서 누가 말했다. "어이 후배, 니는 앞으로 어디가서 이리 말해라. 나는 29회급 34회라고." 그리고 그 후배는 '29회급 33회'가 됐다.
이 후배를 떠 올리라치면 나도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이름하여 '28회급 29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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